기장 쪽으로 나들이를 가는 날이면
짝꿍이 먼저 이 집 전복밥 얘기를 꺼내요
일광해수욕장 바로 앞의 어느멋진날이라는 곳인데
몇 년 전 처음 맛본 그 전복밥이 지금도 메뉴판에 그대로 있어서
갈 때마다 반가워요
오랜만에 그 맛이 생각난다는 말이 나오면
그날 저녁은 따로 고민할 것 없이 여기로 정해진답니다
기본 정보
가게는 부산 기장군 일광읍 기장해안로 1286에 있어요
일광해수욕장 해변 바로 앞이라
처음 가는 분도 쉽게 찾을 수 있답니다
영업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이고
전화번호는 051-724-1711이에요

매장 앞에 대형버스도 댈 수 있는 자갈밭 주차장이 있고
단체석에 유아의자까지 갖춰져 있어서
부모님이나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도 좋은 편이에요
인기가 많은 집이라 붐비는 때엔 웨이팅이 꽤 길어요
도착하면 입구의 캐치테이블 기계에 웨이팅부터 걸어 두시는 게 좋아요
통유리창 너머 바다
안으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널찍해서
답답한 느낌이 하나도 없답니다
우드톤에 화이트톤을 섞은 실내라 아늑하고
테이블 간격도 넓어서 쾌적해요
천장 가운데 걸린 큰 샹들리에에도 은근 눈이 가요

그래도 이 집에 오면 창가 자리부터 찾게 되죠
커다란 통유리창 바로 앞이 일광 바다라서
앉아 있으면 파도가 찰랑이는 게 그대로 보여요
맑은 날엔 하늘과 바다가 창 하나에 같이 담기고
햇살도 환하게 들어와요
같은 밥이라도 어디서
먹느냐가 꽤 크다는 걸 여기 앉을 때마다 새삼 느끼게 된답니다

저희는 나들이를 다 돌고 이른 저녁 무렵에 들어가는 편인데
그 시간엔 웨이팅 없이 바로 앉는 날도 있어요
주문은 테이블마다 놓인 태블릿으로 하고
결제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어요
메뉴가 복잡하지 않아 고르기 쉽고
직원분들도 대체로 친절한 편이에요
전복밥 한 상
주문을 넣고 나면 샐러드와 밑반찬이 먼저 차려져요
궁채, 쌈무, 양배추에 젓갈까지 정갈하게 놓이고
미역냉국도 한 그릇 곁들여져서
중간중간 입가심하기 좋아요
반찬 하나하나가 강한 맛은 아니어도 밥이랑 같이 먹기엔 딱 알맞답니다

대표 메뉴인 전복밥은 1.7만원이에요
전복 내장과 버터로 고소하게 볶은 밥 위에
구운 전복이 두 마리 올라가고
옆에 로제소스가 넉넉하게 따라 나와요
소스는 따로 곁들여도 되고
밥에 비벼 먹어도 되거든요
저는 처음 몇 숟갈은 그대로 먹는데
전복 내장의 고소함이 진하게 올라와요
여기에 로제소스를 섞으면
매콤한 맛이 먼저 훅 들어오고
뒤로 고소한 볶음밥 풍미가 은은하게 따라와요
맛이 한결 부드럽고 진해져서
한 그릇으로 두 가지 맛을 보는 셈이에요

전복은 씹을수록 쫄깃쫄깃해서
짝꿍이 몇 년이 지나도 이 메뉴를 다시 찾는 게 이해가 돼요
반찬으로 나오는 젓갈을
볶음밥에 살짝 얹어 먹어도
잘 어울리니 한번 해보세요
전복 메뉴는 이 밖에도 전복미역국
전복죽, 전복버터구이가 있어요
전복죽은 1.6만원으로 압력밥솥에
진하게 끓여 내는 오전 한정 메뉴라
저희처럼 이른 저녁에 들르면 맛볼 수가 없답니다
일부 메뉴는 품절될 때도 있으니
전복죽이 꼭 먹고 싶다면 조금 서둘러 가 보세요

전복버터구이는 통째로 쪄낸 전복을
버터에 구워 다섯 마리가 나오는데
1.7만원이라는 값을 생각하면
양은 살짝 아쉬운 편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그 값으로
덮밥을 하나 더 시키는 쪽이에요
새우장과 홍게살
덮밥은 새우장덮밥과 홍게살덮밥을 번갈아 골라요
곤드레밥에 고등어를 구워 올린 고등어덮밥도 있는데
아직은 이 둘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네요
16,000원인 새우장덮밥은 간장에 숙성한 새우가 탱글하게 씹히는데
비린 맛 없이 짭조름한 감칠맛이 은근 계속 생각나요
밥이 고소한 전복내장밥이라 새우와도 잘 맞고
날치알과 아삭한 새싹, 노른자가 저마다 식감을 보태 줘서
먹는 내내 심심하지 않아요
간장 베이스라 호불호가 덜하니
처음 가는 분이라면 이것부터 드셔 보세요

홍게살덮밥은 17,000원이고
뚜껑을 덮은 채로 나와요
뚜껑을 열면 전복내장밥 위에 홍게살과 날치알
깨, 피망, 노른자가 올라가 있고
그 위로 홍게 내장소스가 얹혀 있어요
보기만 해도 맛없기 어려운 조합이죠
잘 비벼서 한 숟갈 뜨면 바다 향이 확 올라와요
전복내장밥의 고소함이 밑에 깔리고
내장소스의 짭조름하고 진한 감칠맛이 그 위에 더해지거든요
홍게살이 결대로 굵직하게 씹히는 편은 아니지만
날치알이 톡톡 터지고 피망이 중간중간 식감을 잡아 줘서
자꾸 다음 숟갈을 뜨게 돼요

새우장덮밥은 감칠맛이 좋고 전복밥은 고소하지만
셋 중에 제 입맛엔 홍게살덮밥이 가장 잘 맞아요
바다 향이 진하게 남는 게 다 먹고 나서도 오래 생각나거든요
짝꿍은 여전히 전복밥 쪽이라
그냥 각자 좋아하는 걸 하나씩 주문해요

다 먹고 나서도 창밖 파도를 보고 있으면
바로 일어나기가 싫어지는 곳이에요
나들이 길에 정관 신세계 아울렛까지 들르는 날에도
밥은 여기서 먹어요
아울렛 안에도 먹을 곳은 많지만
주말엔 사람이 워낙 많아서
정신없이 먹게 되잖아요

다음에 가도 저는 또 홍게살덮밥을 고를 것 같아요
일광 바닷가로 드라이브나 데이트를 나서는 날
바다를 보면서 느긋하게 한 끼 하고 싶은 분께 추천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