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해안도로 쪽엔 대형 카페가 워낙 많은데
친구랑 바다 보러 갈 때
제가 제일 먼저 떠올리는 곳은 늘 웨이브온 커피예요
그런데 이 카페는 언제 가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꽤 달라요
주말엔 진입로부터 차가 줄지어 서고
빈백 자리는 눈치 싸움이 치열한데
평일 점심 지난 시간에 가면 바다가 제일 잘 보이는 자리를 느긋하게 골라 앉게 되거든요

울산 가까운 해안도로
위치는 기장군 장안읍 월내리로
기장 안에서도 거의 울산 쪽이에요
생각보다 멀어서 시간이 제법 걸리긴 하는데
동해를 바로 끼고 달리는 해안도로라 드라이브 겸 가기엔 오히려 좋답니다
건물 주변으로 전용 주차장이 널찍하고
주차 안내해 주시는 분도 계셔서
평일엔 입구 가까운 자리에 바로 차를 대요
대중교통으로는 월내역 1번 출구에서 걸어서
15분쯤인데
이왕이면 차를 가지고 오시는 걸 추천드려요

차에서 내리면 독특한 콘크리트 건물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아요
2018년에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을 받은 건물이라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제법 볼거리예요
건물 옆으로는 해송 사이로 바다가 트여 있고
알록달록한 카라반이랑 삼각 오두막 텐트가 모여 있어서
들어가기 전에 사진부터 남기게 되는 편이에요


입구 선주문
여기는 자리부터 잡고 주문하는 카페가 아니에요
입구 카운터에서 1인 1메뉴로 주문과 결제를 먼저 마쳐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메뉴판 앞에서 천천히 고를 틈이 없고
직원분 말투가 재촉하듯 들릴 때가 있어서
그 점은 좀 아쉬워요
저는 가는 차 안에서 친구랑 뭘 마실지 미리 정해 두는데
그것만으로도 입구에서 한결 여유가 생긴답니다

계산하고 받은 영수증은 버리지 말고 꼭 챙겨두세요
주차장 쪽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때마다 직원분이 확인하는데
번거롭긴 해도 주머니에 넣어 두기만 하면 돼요
주문을 마치고 자리를 잡고 있다가 진동벨이 울리면
건물 1층에서 음료를 받아 트레이째 직접 들고 가요
음료는 매장에서 마셔도 일회용 컵에 담겨 나오는데
패키지가 시원한 파란색이고
다 마신 뒤엔 반납대에 직접 가져다 두면 된답니다

빈백 자리와 별채
실내 자리는 2층으로 올라가야 있는데
통유리창이라 층마다 보이는 바다가 조금씩 다르고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근사해요
다만 실내는 자리가 넉넉하지 않아서
사람이 몰리는 날엔 꼭대기 층까지 두리번거리며 올라가게 돼요
먼 길 와서 자리 찾다 지치면 아깝잖아요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야외 데크로 나가요
하늘색 빈백이랑 그늘막 자리가 바다를 정면으로 보고
줄지어 있고
하얀색 파란색 파라솔 테이블은 계단식으로 놓여 있어요
바다가 180도로 펼쳐져 있으니
자리 욕심은 내려놓고 그늘이든 볕이든 끌리는 쪽에 앉아보세요


빈백에 기대면 앞쪽 기암괴석에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모습이 보이고
파도 소리가 바로 곁에서 들려요
요즘 같은 가을엔 볕은 따뜻한데
바닷바람이 선선해서
한번 누우면 좀처럼 일어나기 싫어지죠
막상 앉아 보면 사진으로 볼 때보다 풍경이 훨씬 멋지더라고요

주말엔 사람이 워낙 많아서
정신없고 시끄러운 편이에요
조용히 바다를 보고 싶다면 평일로 날을 잡아보세요

반려견이랑 함께라면 본채 대신 별채로 안내받아요
1인 1메뉴를 주문하면
따로 비용 없이 쓸 수 있는 단독 공간인데
별채 쪽은 응대도 친절한 편이에요
인기가 많고 이용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음료 주문할 때 먼저 물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월내 라떼와 드립커피
음료는 시그니처인 월내 라떼를 제일 자주 시켜요
7,500원인데 베르가못 향이 은근하게 올라오고
달달해서 가볍게 마시기 좋아요
친구는 아이스로만 나오는 풀문커피를 고르는데
콜드브루 커피인데
목 넘김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길게 남는답니다

6천원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탄 맛이나 잡미 없이 깔끔하긴 한데
얼음이 넉넉해서 진한 커피를 기대하면
평범한 편이에요
커피 맛을 제대로 보고 싶은 날엔 드립커피를 골라보세요
메뉴판에 에티오피아, 케냐
과테말라처럼 산지 이름이 붙은 커피가 여럿이라
고소하고 묵직한 원두부터 산미와 꽃향이 화사한 원두까지 취향대로 고를 수 있거든요

디저트는 웨이브온 피스타치오 하나를 친구랑 나눠 먹어요
1.1만원짜리 케이크인데
겉을 감싼 크림부터 피스타치오의 고소함이 진하고 바삭한 카다이프가 함께 씹혀요
시트랑 크림이 층층이 부드러워서
텁텁함 없이 사르르 녹는답니다
쇼케이스엔 작은 케이크부터 묵직한 케이크까지 종류가 많고
매장에서 원두랑 커피 굿즈도 팔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밤바다와 임랑해수욕장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열어서
저녁 먹고 느지막이 들르기에도 좋아요
밤엔 조명에 파도가 비쳐서 낮과는 느낌이 다르고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바닷바람 쐬기 좋은 시간이죠
커피를 다 마시고 나오는 길엔 카페에서 바라보이던 임랑해수욕장에 들러요
빈백에 누워 멀리서 보던 바다를 가까이서
한 번 더 보고 돌아가는 것까지가 친구랑 저의 기장 코스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