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건너편 골목에 갈 때마다 가게 앞에 늘 줄이 서 있어서
몇 번이나 발길을 돌리게 되는 집이 있어요
그러다 평일 저녁 장사가 막 시작될 무렵 들러서
웨이팅 첫 번째로 금방 들어가 보고는
그 뒤로 짝꿍이랑 갈 때면 늘 이 시간을 노려요
그 집이 바로 사과나무로 훈연한 일식 카츠와
북해도식 스프카레를 내세우는 심지랍니다
리뷰가 만 개를 넘을 만큼 이름난 곳이니
웨이팅이 이만한 건 당연한 건가 봐요

기본 정보
심지는 대구 동구 동부로32길 14 건물 1층에 있어요
동대구역 2번 출구에서 5분 정도 걸어오면 되고
신세계 백화점이랑 동대구 버스터미널 근처라
기차나 버스에서 내려 오기 좋은 위치요
역 건너편으로 밥집과 술집이 모여 있는 골목 안쪽이니
그 골목을 찾아 들어가 보세요

영업은 요일 상관없이 오전 11시 반부터 저녁 9시까지고
오후 3시~5시는 브레이크타임이에요
전화번호는 070-8899-3214
평일에는 전 메뉴를 포장해 갈 수도 있답니다
웨이팅 요령
이 집은 평일 점심이든 주말이든 웨이팅이 없는 때가 없어요
문 열기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 있고
가게가 작다 보니 오픈과 함께 들어가는 팀이 얼마 안 돼서
번호가 조금만 밀려도 한 타임은 고스란히 더 기다려야 해요
웨이팅 줄에 섰으면 30분~1시간은 족히 기다리겠구나
생각하는게 마음 편합니다
혹시 차를 가져온다면 여기 주차가 넉넉한 편은 아니라서
매장에 붙은 주차 안내를 한번 살펴보셔야 해요
줄을 설 때 챙길 게 하나 있는데
웨이팅 할 때 메뉴를 같이 고르는 방식이라
뭘 먹을지 미리 정해 두고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그 대신 자리에 앉으면
주문한 순서대로 음식이 바로바로 나와서
기다리는 건 지루하지만 음식은 바로 먹을 수 있어요

바에서 먹는 돈카츠
안으로 들어가면
넓지 않은 공간에 바 형식 자리가 이어져 있어서
짝꿍이랑은 늘 옆으로 나란히 앉게 돼요
앉자마자 다시마로 지은 밥과
바지락 미소 된장국이 먼저 놓이고
김치랑 장아찌가 작은 종지에 담겨 곁들여 나오죠
국은 조개 맛이 도는 맑은 된장국이라
간이 세지 않아 술술 넘어가는 편이에요
밥과 국은 리필도 된다고 해요

카츠는 채 썬 양배추 샐러드와 함께 나오고
소스 그릇에 소금과 돈카츠 소스
와사비가 담겨 따라와요
샐러드는 말씀드리면 더 담아 주시기도 해요
가게 안에 카츠와 카레를 맛있게 먹는 법이 적혀 있으니
처음이라면 음식이 나오기 전에 한번 읽어 보세요

훈연 향 모듬카츠
제가 이 집에서 늘 고르는 건 1.6만원 모듬카츠예요
안심과 등심, 닭안심이 한 번에 나와서
한 부위만 먹다 느끼해질 걱정이 없거든요

그중에 늘 안심부터 먹요
한 점 베어 물면 이가 닿는 대로 부드럽게 잘려 나가고
촉촉한 육즙이 입안에 고여요
튀김옷도 두껍지 않게 겉만 바삭해서
몇 점을 먹어도 느끼하게 물리지 않는답니다
닭안심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사라지는 듯 부드러워서
처음 먹으면 은근 신기한 맛이에요

카츠마다 사과나무 훈연 향이 배어 있어요
향이 생각보다 또렷하게 느껴지지만
고기 맛을 덮지 않고 잘 어우러져서
끝까지 질리지 않고 먹게 돼요
다만 등심은 씹는 맛이 있는 대신 안심만큼 촉촉하진 않아서
날에 따라 살짝 퍽퍽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1.5만원 특등심카츠는 한정 수량이라
혹시 남아 있는 날엔 둘이 나눠 먹으려고
하나 더 시키는 편이에요
등심에 목살, 가브리살까지 층층이 붙어 있어서
부드러우면서도 씹을수록 맛이 풍부해요
지방이 넉넉한 부위라 살짝 느끼해질 즈음 김치를 곁들이면
입안이 개운해져서 좋아요
트러플 오일 한 방울
이 집 카츠는 이것저것 찍어 먹는 재미가 쏠쏠해요
처음 몇 점은 말돈 소금만 살짝 찍으면
짭조름하게 고기 맛이 살아나고
특제 돈카츠 소스는 어디서
먹어 본 적 없는 맛인데도 카츠와 잘 어울려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소스 살짝
소금 살짝에 와사비를 조금 얹는 조합인데
톡 쏘는 맛이 느끼함을 딱 잡아 주거든요

여기에 트러플 오일이 빠지면 섭섭하죠
스포이드 달린 병째로 자리에 놓여 있어서
눈치 보지 않고 몇 방울씩 더 떨어뜨리게 돼요
카츠 한 점에 한두 방울만 올려도 향이 훅 올라오면서
훈연 향과 잘 어울리고
입안이 한층 풍성해지거든요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면
새우튀김을 서비스로 내주시니 놓치지 마세요
큼지막한 새우가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튀겨져 나오는데
깨물면 바사삭 소리가 날 만큼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요
타르타르 소스를 곁들여도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편이에요
묽은 스프카레
둘이 가면 카츠 하나에 카레 하나를 시켜 나눠 먹는 게 딱 알맞아서
짝꿍 몫은 늘 1.2만원 스프카레예요
카레를 그리 즐기지 않는 저도
옆에서 한두 숟갈씩 꼭 덜어 먹게 되는 맛이랍니다

이 집 스프카레는 북해도식이라
걸쭉한 카레가 아니라 묽은 국물에 가까워요
처음 받으면 카레가 이렇게 묽나 싶어 살짝 당황스러운데
떠먹어 보면 매콤한 수프를 먹는 느낌이라
그게 오히려 매력이에요
고춧가루의 매콤함이 은근히 감돌아서
한식 입맛에도 잘 맞는답니다

기본으로 직화에 구운 미니 옥수수와 가지,
연근, 단호박, 브로콜리, 느타리가 들어가요
여기에 소고기 부채살이나
구운 닭다리살 같은 토핑을 더할 수 있는데
고민된다면 야들야들한 닭다리살을 추천드려요

가끔 사이드로 곁들이는 7천원짜리 카츠산도는
안심카츠 사이에 오디와 블루베리 잼이 들어 있어요
카츠에 잼이 어울릴까 싶다가도 한 입 먹어 보면
생각보다 꽤 괜찮은 조합이라
가볍게 하나 더하기 좋아요

식사를 마치고 나와도
가게 앞에는 여전히 웨이팅 줄이 길게 이어져 있어요
솔직히 한 시간 넘게 서서 기다려야 한다면
그만큼 특별한 맛인지는
저도 살짝 추천드리기 망설여져요
아무리 맛있어도 오래 서 있다 보면 지치잖아요
그래서 이 집은 줄이 너무 길지 않은 때를 찾아서
들러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그 시간만 잘 맞추면 부드러운 안심 먹고 싶은 생각에
다시금 발걸음이 옮겨질 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