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암호 쪽으로 트인 전망과 파란 지붕 종탑
산토리니는 이 두 가지로 기억되는 카페랍니다

이번 춘천 나들이에는 시티투어버스를 타는데
코스에 들어 있는 구봉산 전망대 카페거리에 내리면
같이 탄 분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한쪽으로 걸어가요

대형카페가 여럿 모여 있는 거리인데도
발길이 향하는 곳은 한 군데
산토리니예요

저도 자연스럽게 그 뒤를 따라 걷게 되죠

산토리니 외벽의 Santorini SINCE 1993 입체 글자 간판

사실 저한테 구봉산은 친구들이랑 다른 데서 놀다가
오후 늦게 잠깐 들른 기억만 남아 있는 곳이에요

차가 없으면 올라오기 힘든 자리라 늘 미뤄 두기만 하는데
이번엔 버스가 산 중턱까지 데려다주니 처음으로 느긋하게 머물 수 있거든요

굽이굽이 이어지는 순환도로를 오르는 동안 창밖으로 춘천 시내가 조금씩 보여서
도착하기도 전에 기대가 커져요

입구 카운터와 젤라또

이 집은 입구에서 먼저 주문을 해야 자리를 잡으러 들어갈 수 있어요

자리부터 맡아 두고 천천히 고르는 방식이 아니라서
뭘 마실지는 들어가기 전에 미리 정해두세요

주문한 메뉴는 직접 받아 오고
다 먹은 뒤 반납도 직접 한답니다

산토리니 로고 노란 종이컵 세 잔과 치즈케이크, 초콜릿 코팅 페이스트리 쟁반

입구 쪽 카운터에는 수제 젤라또 진열장이 놓여 있어요

코코넛에 자몽, 초콜릿, 피스타치오까지 색이 알록달록해서
주문하다 말고 한참 들여다보게 돼요

아이들이랑 같이 오면 여기서 발이 묶이겠지요?

산토리니 카운터의 수제 젤라또 진열장, 통마다 담긴 색색의 젤라또

아치 창가 자리

실내는 1층과 2층으로 나눠져 있고
500석이나 된다는 게 실감 날 만큼 넓어요

새하얀 벽에 아치형 창문이 나 있고
그리스 감성의 그림과 소품이 곳곳에 놓여 있어서
한 바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구경거리가 된답니다

1993년부터 이어온 곳인데도
실내가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어요

산토리니 춘천, 흰 벽에 붙은 후광 조명 영문 로고 간판

자리는 통유리와 아치형 창가 쪽으로 잡아보세요

창 너머로 잔디 마당과 종탑이 함께 눈에 들어오고
2층에 올라가면 야외 쪽 전망이 한층 시원하게 보여요

평일에는 자리가 여유 있어서
이런 창가도 골라 앉을 수 있는 편이에요

산토리니 아치형 창가 좌석, 창 너머 잔디 마당과 파란 돔 종탑

주말에는 사람이 몰려서 자리가 모자라고
붐비는 시간엔 실내가 꽤 시끌시끌해서
조용히 이야기 나누기엔 좀 아쉬워요

평일은 오전 11시, 일요일은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데
한적하게 머물고 싶다면
문 연 지 얼마 안 된 이른 시간에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산토리니 수박 음료와 아이스 커피, 치즈케이크와 초콜릿 코팅 페이스트리

라떼와 쿠키

제가 주문하는 건 카페라떼예요

고소한 우유에 에스프레소가 부드럽게 어우러져서
창밖을 보며 천천히 마시기 좋아요

다만 커피 자체는 연한 편이라
향이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제 입에는 살짝 아쉽더라고요

산토리니 하트 라떼아트 카페라떼와 노란 가루 묻힌 롤케이크 쟁반

디저트는 커피보다 만족스러운 편이에요

땅콩이 들어간 쿠키는 많이 달지 않고
고소함이 살아 있어서 계속 먹게 된답니다

빵과 디저트는 매일 매장에서 직접 굽고
딸기 스무디는 맛이 진해서 커피 대신 고르기 좋아요

산토리니 베이커리 진열장, 소금빵과 앙버터 소금빵 위 선반의 쿠키 병

산토리니 베이커리 진열장, 생크림 화이트롤과 바치토 브레드

식사를 겸할 생각이라면
화덕피자와 파스타도 살펴보세요

도우를 72시간 저온 숙성해서
화덕에 굽는 피자인데
마르게리타 피자가 1.7만원
새우양송이 투움바파스타가 1.9만원이고
음료 중에는 카라멜 크림 라떼가 7천원이에요

산토리니 로고 종이컵 두 잔과 생크림 조각 케이크, 블루베리 페이스트리

산토리니 블루베리 페이스트리, 흰 크림 위에 수북이 쌓인 통 블루베리

산토리니 생크림 조각 케이크, 층마다 박힌 연두색 과일과 로고 픽

파란 지붕 종탑

음료를 반쯤 비우면 야외로 나가볼 차례예요

가을이라 바람이 선선해서
테라스나 잔디정원에 오래 머물기 좋은 때거든요

넓은 잔디 마당에 새하얀 종탑이 서 있는데
파란 돔 지붕 위에 붉은 별 장식이 올라가 있고 양옆은 날개 달린 조각상이 지키고 있어요

흰 벽에 파란 지붕 건물까지 한눈에 들어오면
그리스 어느 마을에 서 있는 기분이 든답니다

산토리니 파란 돔 종탑 정면, 아치 사이로 보이는 춘천 시내와 산줄기

종탑 사진은 오후 시간대에 찍어보세요

해가 서쪽으로 기울면서
역광 없이 깨끗하게 나오는 편이에요

아치 아래로 들어가 위를 올려다보면
천장에 태양과 행성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올려다보는 구도로 한 장 찍어두기 좋아요

흰 옷을 입고 서면 종탑이랑 유난히 잘 어울리니
사진이 목적이라면 미리 챙겨 입고 가보세요

잔디밭에서는 아이들이 비눗방울을 날리며 뛰어놀고
종탑 앞으로는 사람들이 계속 오가요

그러다 보니 사람 없는 한 장을 건지려면
타이밍을 조금 기다려야 하죠

종탑 뒤편에는 망원경이 두 대 있는데
무료로 볼 수 있어요

그 자리에 서면 춘천 시내와 봉의산
의암호 방면까지 탁 트인 풍경이 내려다보이고
맑은 날엔 겹겹이 이어지는 산줄기까지 멀리 보인답니다

산토리니 위층 아치형 창 너머로 내려다본 파란 돔 종탑과 잔디 마당

노을과 야경

이곳 풍경이 가장 예쁜 때는 해 질 무렵이에요

노을이 번지다가 어두워지면
춘천 시내 야경으로 이어지는데
밤 9시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은 밤 10시까지 열어서
느긋하게 보고 내려갈 수 있어요

차로 올라온다면 주차는 무료인데
붐비는 날엔 주차장이 금방 차니 조금 서둘러 올라와 보세요

산토리니 라탄 테이블 위 파란 컵 커피 두 잔과 피칸 타르트

저는 버스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노을은 다음으로 미뤄둬요

커피를 마시고 종탑 앞에서 사진 몇 장 남기다 보면
어느새 내려갈 시간이고
다음 코스로 가는 버스에 다시 오르게 돼요

다음번엔 해가 기울 무렵에 맞춰 올라와서
창가 자리에 앉아 저녁까지 머물러 볼 생각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