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이성당 빵 사면
집까지 조용히 가는 날이 없어요
집에 가서 커피 한 잔이랑 여유롭게 먹자고
단단히 마음먹었는데도
차에 오르는 순간
봉지 틈으로 스물스물 퍼지는 고소한 냄새가
온 차 안을 가득 매우거든요
결국 에라 모르겠다
시동도 걸기 전에 봉지부터 열게 되니
차 안에서 먹기 시작하면
집 도착할 때는 얼마 안 남기도 해요 ㅎㅎ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꼽히는 이성당은
1945년부터 이어져 오는 곳이에요
매장 안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라
오래된 빵집에 들어선 기분이 제법 납니다
군산 근대화거리를 둘러보다가
들르기 좋은 자리에 있어서
여행 일정에 넣어서 들려보는 것도 좋아요

기본 정보
주소는 전북 군산시 중앙로 177이에요
아침 8시에 문을 열어 밤 9시 30분까지 영업하고
금요일이랑 토요일은 밤 10시까지로 조금 더 길답니다
쉬는 날은 한 달에 두 번 돌아오는 수요일이에요
전화번호는 063-445-2772이고
계산은 제로페이로도 할 수 있어요

단팥빵 야채빵 대기줄 별도
차로 간다면 가까운 맞은편 공영주차장에 세우는 걸 추천드려요
주말에는 자리가 넉넉하지 않은 편이니
주차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마음에 준비를 해야해요
평일에는 가게 밖까지 줄이 길게 늘어서는 일이 드물지만
매장 안은 벌써 오전부터 손님으로 북적입니다
주말이나 연휴처럼 사람이 몰리는 때엔
웨이팅 줄이 건물 밖까지 이어져서
멀리서도 줄만 보고
아~ 저기가 그 말로 듣던 이성당이구나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밖으로 길게 선 줄은
단팥빵과 야채빵을 사는 줄이에요
다른 빵을 고를 거라면
줄 끝에 설 필요 없이
바로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빨리 줄 서야겠다는 마음에
줄부터 설 필요 없어요
줄이 너무 길면
단팥빵 야채빵 포기하고
그냥 이성당 BEST 빵으로 꼽히는 것들 위주로
골라 보는 것도 좋아요

단팥빵과 야채빵
매장에 들어서면
다들 단팥빵이랑 야채빵부터 주문해요
(그런데 이미 긴 줄이 ㅠㅠ)
단팥빵은 다른 집보다 피가 얇은 편이라
한 입 베어 물면
팥앙금이 묵직하게 꽉 차 있는 게 바로 느껴져요
하나만 먹어도 속이 든든해지는 셈이에요
빵이 얇다 보니 팥 맛이 또렷하게 살아서
꾸밈없는 옛날 단팥빵 맛이 느껴져
오래된 빵집의 대표 메뉴구나
바로 인정하게 돼요
다만 팥앙금이 꽤 달아서
단맛이 적은걸 원하시는 분께는
마음에 들 지 않을 수 있어요

야채빵은 생긴 것부터 귀여운데
한 입 물면 양배추의 아삭함이 먼저 들어와요
뒤이어 후추 향이 은근하게 올라오고
상큼함과 감칠맛도 꽤 살아 있어서
한입 먹으면 금새 다 먹고 사라지는 현상을 볼 수 있어요 ㅎㅎ

이런 속재료는 보통 바삭하게 튀긴
고로케 안에서나 만나는데
부드러운 빵에 들어 있으니
그 조합이 생각보다 신선하고 감탄하게 돼요
근데 요즘은 맛있는 빵집이 워낙 많아서
엄청나게 놀라울 것이다라고 기대하며 먹는다면
기대보다는 평범한 맛이라 아쉬울 수 있어요
평범하지만 맛있는
그래서 차 안에서 돌아가는 길에도
단팥빵과 야채빵을 연달아 먹게되는
그런 맛이에요

줄 밖의 빵
오래된 빵집이라고 하면 왠지 클래식한 빵 몇 가지만
놓인 진열대가 떠오르잖아요
막상 들어가 보면 종류가 훨씬 많아서
대전 성심당만큼은 아니어도 빵부터 롤케이크
케이크, 과자, 디저트까지 한참을 둘러보게 되요
값도 이렇게 유명한 것에 비하면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서
이것저것 담기 좋아요


빵은 수시로 새로 채워지는데도
인기 있는 빵은 금세 비워져 버려요
오후 늦게나 토요일 저녁쯤엔 이미 빈 쟁반이 많고
명란소금빵처럼 일찍 떨어지는 빵도 있어서
갈 수 있다면 빵이 골고루 있는
이른 시간에 들르는 걸 추천드려요


줄 밖에서 고르는 빵 가운데 빠지지 않고 챙기는 건 구운모찌예요
쫀득한 찹쌀 피 속에
팥앙금이 얇고 고르게 들어 있는데
단맛이 은은하고 깔끔해서
쫄깃한 떡이나 찰빵을 좋아하면
누구나 반길 맛이에요
몇 개만 집으면
먹는 내내 더 살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아서
그래서 요즘은 처음부터 넉넉히 담는 편이에요 ㅎㅎ

팡콩파이는 겉이 파이소보로 같은 느낌인데
반을 가르면 밀도 높은 팥앙금 사이로
밤 다이스가 가득 박혀 있어요
단맛을 좋아하는 입맛에 딱 맞는 빵이랍니다
감자 앙금이 가득 든 감자빵도 함께 담아 보세요

BEST 빵으로 꼽히는 슈크림빵은
크림 맛이 좋아서
인기가 많아요
메론빵 속에도 메론슈크림이 넉넉히 들어 있으니
냉동실에 잠깐 넣어 두고 차갑게 먹어 보세요

카레고로케도 이성당 시그니처로 빼놓을 수 없어요
고로케는 흔해도 카레가 든 고로케는 쉽게 만나기 어렵다 보니
처음 보면 하나쯤 꼭 담게 되더라고요
슈크림빵과 나란히 인기가 많은 땅콩크림빵도 같이 먹어보면 좋아요

바로 옆 신관
빵을 다 고르고 나면
바로 옆 신관도 들러 보세요
본관이 빵을 사는 곳이라면
신관은 카페와 선물 세트 쪽이라
예쁜 패키지에 담긴 세트가 있어서
가족이나 지인 선물로 보내기 좋아요
택배 주문도 되니
여기 방문하지 않더라도
선물용으로 고를 수 있어요

선물 세트 말고도 과자류가 다양해서
몇 가지 골라 담아 가는 것도 추천드려요
상자째 사기엔 부담스러울 때
이쪽이 오히려 실속 있는 편이에요


케이크나 디저트는 신관 쪽이 종류가 더 다양하게 있어요
빵 봉지를 이미 들고 있어도
쇼케이스 앞에서는 구경하느라 발걸음이 느려지는데
케이크도 맛이 좋으니
특별한 날에는 포장해 보면 좋아요

샌드위치와 아이스크림
가볍게 끼니를 챙기고 싶을 땐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햄치즈
햄에그 샌드위치가 있어요
따끈하게 두 조각으로 나오는데
이걸 먹으려고 일부러 들르게 될 만큼 생각나는 맛이에요
먹고 갈 테이블도 넉넉히 준비돼 있어서
늘 사람으로 차 있어도
손님이 금방 바뀌니 자리 잡기가 어렵지 않아요

현지 손님들은
빵보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더 찾을 정도예요
흔히 아는 부드러운 소프트콘과 달리
살얼음이 사각하게 느껴지고
무척 시원하면서 달콤해서 식감부터 색다르거든요
콘 대신 컵으로도 주문할 수 있고
가격은 3.5천원이에요
밀크쉐이크도 쫀득하니 맛이 좋아서
둘 중 무엇을 고를지 갈 때마다 고민하게 돼ㅇ.

커피도 맛이 좋아서 빵이랑 곁들이기 좋고
아메리카노는 3.5천원이에요
팥빙수는 8.5천원, 한컵빙수는 5천원이랍니다
빵 계산 줄이 길어서 음료만 사려다 포기하고 싶어질 때도
음료 코너에서 따로 주문을 받아 주니 오래 기다릴 일이 없어요

다음엔 조금 서둘러서 아침 일찍 들러 볼 생각이에요
신관 2층 카페에 모닝세트가 있는데
빵에 샐러드, 수프, 커피까지 한 번에 나와서
하루를 여기서 브런치로 시작하기에도 좋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