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이라면 먼 길도 마다하지 않는 편이라
화순에 갈 때마다 친구한테
나주곰탕은 언제 먹냐고 맨날 말하고 있어요 ㅎㅎ

늘 말로만 하던 그 곰탕을
이번엔 아예 나주 당일치기로 나들이를 잡았어요

점심은 하얀집, 저녁은 노안집으로
나주곰탕 두 집을 하루에 다 맛보기로 했답니다 (징하죠? ㅎㅎ)

기본 정보

하얀집은 전남광주 나주시 금성관길 6-1
나주 곰탕거리 안에 있어요

아침 8시에 문을 열어 저녁 8시에 닫고
수요일은 정기 휴무입니다

혹시 전화할 일이 있다면
전화번호는 061-333-4292 에요

차는 가게에서 걸어서
1~2분 거리의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는게 좋아요
그런데 생각보다 꽤 넓어요

점심 무렵엔 벌써 자리 찾기가 빠듯하고
늦은 오후로 넘어가면 자리가 좀 있습니다

곰탕거리와 금성관 쪽에 행사가 겹치는 주말엔
요리조리 빈틈을 찾아 차를 대야 할 때가 많아서
갈 생각이라면 빨리 가는게 좋아요

나주곰탕 하얀집 외관 전경, 흰색 간판과 차양이 달린 가게 입구와 옆 한옥 건물이 보이는 사진

나주곰탕 하얀집 건물 외벽에 걸린 ‘4대를 이어온 전통의 맛, 장인에서 장인으로’ 문구의 대형 간판 사진

줄 서는 노포

주말이나 점심때면 언제나
가게 앞에 웨이팅이 길게 늘어서는 집이라
저는 나주로 들어서는 길에
캐치테이블 앱으로 미리 웨이팅을 걸어 둬요

그러면 도착할 즈음 순서가 돌아와서
거의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거든요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앱으로는 예약할 수 있고
가게에도 웨이팅 키오스크가 있어서
현장에서도 바로 등록할 수 있어요

그래도 평일 저녁은 웨이팅이 짧은 편이니
느긋하게 먹고 싶다면 늦게 가는 것도 방법이겠네요
(배고픈데?? ㅠㅠ)

안으로 들어서면
커다란 솥에서 곰탕을 쉼 없이 떠 담는 모습이 훤히 보여요

조리하는 분도 서빙하는 분도 유니폼에 앞치마
모자까지 갖추고 있어서 보기에도 깔끔하답니다

홀이 꽉 차 있어도 테이블 구역마다 맡은 직원이 있어서
정신없다는 느낌은 없어요

나주곰탕 하얀집에서 맑은 곰탕 한 그릇과 김치, 깍두기, 수육 반찬이 놓인 식탁을 위에서 찍은 사진

1910년부터 4대째 대를 이어 오는 곰탕집이라
나주 곰탕거리 하면 먼저 떠오르는 곳이기도 해요

자리에 앉아 있으면
한자리를 오래 지켜 온 노포다운 분위기가
가게 곳곳에 배어 있더라고요

나주곰탕 하얀집 벽에 걸린 초대 창업자 원판례(1881~1973) 소개 액자, 가마솥에 불을 지펴 끓이는 옛 사진이 담겨 있다

그래서인지 어르신 손님이 많고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손님도 자주 보여요

경로우대 할인이 있어 부모님 모시고 오기 좋고
아기의자도 갖춰져 있어요

아이 그릇은 따로 말하지 않아도 고춧가루를 빼고
담아 주는 편이라
아이들과 오는 집에는 이런 작은 배려가 은근 반갑지요

나주곰탕 하얀집 벽에 걸린 4대 길형선 명인 소개 액자로, 곰탕 뚝배기를 흑백으로 담은 사진이 함께 있다

맑고 깊은 국물

메뉴는 곰탕, 수육곰탕, 수육 세 가지뿐이라
단출한 편이에요

곰탕이 1.3만원, 수육곰탕이 1.5만원
수육이 4만원이고
곰탕엔 살코기가, 수육곰탕엔 머릿고기가 들어간다고
직원분이 알려 주세요

저는 수육곰탕으로 친구는 곰탕으로 한 그릇씩 시켜 봅니다

나주곰탕 하얀집에서 맑은 곰탕 한 그릇과 수육, 깍두기가 나무 식탁에 차려진 모습

곰탕이 나오면 국물부터 한 숟갈 떠 보세요
왜 나주곰탕이 그렇게 유명한지 바로 알 것 같아요

보기엔 맑은 국물인데 막상 맛은 꽤 진하고
뒷맛은 깔끔하게 떨어져요

뭔가를 더해서 낸 맛이 아니라 오래 우려 나온 맛이라
짠맛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편이에요

나주곰탕 하얀집에서 나온 맑은 곰탕 한 그릇을 위에서 찍은 사진으로, 파와 고춧가루, 깨가 떠 있다

갈비탕 국물 생각이 살짝 나는데
그보다 한참 담백하고
간도 슴슴하다 싶을 만큼 삼삼해요

자극적인 맛이 없다 보니
한 그릇이 부담 없이 비워져요

어른 그릇에는 위에 고춧가루를 톡톡 뿌려서 내 준답니다

나주곰탕 하얀집에서 나온 맑은 육수 곰탕 한 그릇에 대파와 얇게 썬 양지머리 고기, 고춧가루가 올라간 모습

국물 다음으로 눈에 띄는 건 밥이에요

이 집 곰탕은 밥을 토렴해서 한 그릇에 담아 내 주는데
보통 국밥이랑은 밥 느낌이 조금 달라요

밥알에 끈적한 전분기가 없어서
국물이며 고기와 한데 잘 섞이다 보니
숟가락으로 하나하나 떠먹는다기보다 후루룩 들이켜듯 먹게 되더라고요

어두운 뚝배기에 담긴 맑은 곰탕에 얇은 소고기 조각과 파, 채 썬 노른자 지단이 올라가 있고, 숟가락으로 밥을 떠 올린 모습

머릿고기와 살코기

친구 몫의 곰탕은 살코기가 두툼하게 썰려 꽤 넉넉히 들어 있어요

잡내 없이 대체로 부드러운데
몇 점은 좀 질긴 게 살짝 아쉬워요

나주곰탕 하얀집에서 나온 맑은 곰탕 한 그릇, 소고기 편육과 밥알이 숟가락 위에 올라 있는 모습

제 수육곰탕은 머릿고기에 우설까지 여러 부위가 들어가 있어서
곰탕보다 고기가 확실히 푸짐한 편이에요

부드럽게 씹히면서 고기 향이 진하게 올라오고
누린내는 전혀 없어요

고기를 좋아하거나 식감까지 챙기고 싶다면
수육곰탕으로 골라 보세요

나주곰탕 하얀집의 얇은 대파 채를 올린 맑은 곰탕 한 그릇과, 뒤에 놓인 편육 접시와 김치 접시를 위에서 찍은 사진

고기만 따로 즐기고 싶을 땐 수육을 시키면 되고
입구 쪽엔 포장하는 공간이 따로 있어서
선물세트도 예약으로 팔아요

다만 포장해 가면 홀에서 먹을 때보다 고기가 적게 담기는 편이라
고기를 넉넉히 즐기려면
매장에서 드시는 걸 추천드려요

나주곰탕 하얀집에서 나온 편육 접시. 얇게 썬 소고기 수육 위에 참깨가 뿌려져 있다.

시원한 김치와 깍두기

상에는 김치와 깍두기, 고추와 마늘
찍어 먹는 된장과 소금이 기본으로 깔려요

곰탕 곁에 두기 딱 좋은 구성이고
김치와 깍두기는 셀프바에서 더 가져다 먹을 수 있어요

나주곰탕 하얀집에서 나온 맑은 곰탕 한 그릇을 위에서 찍은 사진으로, 대파 송송과 채 썬 배, 고춧가루가 올라 있다

곰탕집은 김치 맛이 반이잖아요
이 집은 김치도 깍두기도 시원하게 잘 익어 있어요

깍두기는 젓갈 맛이 거의 안 나서 깔끔한 편이고요

다만 날에 따라 깍두기가 너무 익어 물러질 때가 있는 건 좀 아쉬워요

나주곰탕 하얀집의 두 가지 반찬, 빨간 양념 깍두기와 배추김치를 흰 사각 접시에 담아 나무 식탁 위에 올린 모습

국물이 짜지 않다 보니
김치나 깍두기와 같이 먹기 딱 좋아요

원래 깍두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저한테는 곰탕에 깍두기를 곁들이는 게 제일 좋은 조합이랍니다

나주곰탕 하얀집에서 내온 맑은 곰탕 한 그릇 위에 파채와 대파, 고춧가루를 올린 모습

저녁의 노안집

저녁에 가는 노안집은 하얀집과 같은 공영주차장을 쓰는 곳이라
차는 그대로 두고 움직여요

그 집 수육곰탕은 깨가 듬뿍 올라가 나오고
국물이 진하면서 감칠맛이 확 돌아요

간이 미리 된 느낌이라 하얀집보다 짭짤하고
김치도 젓갈 맛이 더 나는 편이에요

이름은 똑같이 나주곰탕인데
두 집 국물이 이렇게 다르다는 게 재밌죠
감칠맛 진한 국물을 찾는다면 노안집이 잘 맞고
저는 하얀집의 삼삼하면서 깊은 맛에 더 마음이 가요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 요즘엔 그 맑은 국물 생각이 더 자주 나요

두 집 모두 고기에 잡내가 하나도 없는 건 똑같답니다
이제 화순에 갈 때면 친구한테 묻는 말도 조금 달라져요

나주곰탕은 언제 먹냐가 아니라
하얀집은 언제 또 가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