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이랑 엄마를 모시고 나주에서 아빠까지 다 같이 모이는 주말이면
점심 메뉴는 의논할 것도 없이 곰탕이에요
다들 곰탕이라면 반기는 입맛이라
아빠가 한마디 꺼내기 무섭게 바로 신발을 신거든요
나주곰탕거리에는 이름난 곰탕집이 여럿 모여 있고
노안집과 하얀집을 두고는 사람들마다 선호하는 집이 나뉘는데
저희 집은 늘 노안집 쪽이랍니다
아빠는 아침 일찍 가면 주말에도 줄 없이 바로 앉는다고
늘 자랑하세요
그런데 곰탕 한 그릇 먹자고
그 시간에 나서기는 아무래도 좀 그렇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결국 점심때 가서 줄을 서는 편이에요

기본 정보
가게는 전남광주 나주시 금성관길 1-3에 있어요
나주곰탕거리 안에 자리하고 있어서
곰탕거리만 찾아가면 길 찾기는 어렵지 않죠

영업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까지예요
아빠 말처럼 이른 아침 곰탕도 가능한 집이랍니다
전화번호는 061-333-2053이고
주차가 되는 곳이라 차를 가지고 가도 괜찮아요
점심 웨이팅
점심시간에 맞춰 가면 거의 늘 가게 앞에 줄이 있어요
제가 갈 때마다 번호표 없이 그대로 줄을 서는 식이라
저희 집은 짝꿍이 줄을 지키고
부모님이랑 저는 근처에서 기다리는 편이에요
다행히 회전이 빨라서 줄이 생각보다 금방 줄어요
바로 앞 팀에서 입장이 끊기면 괜히 애가 타지만
입구에서 조금만 더 서 있으면
곧 들어오라는 말이 들려요
식사 시간대라면 웨이팅을 염두에 두고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안은 넓고 쾌적한 편이고, 벽에는 다녀간 유명인들의 사인이 빼곡해요
한쪽에서는 쉴 새 없이 고기를 썰어 내는 모습도 보이고요
저는 사인보다 1960년부터 삼대째 곰탕을 끓여 온 집이라는 사실에 더 마음이 간답니다
맑은 국물 곰탕
메뉴는 곰탕과 수육곰탕이 중심이고
곰탕은 1.2만원, 수육곰탕은 1.4만원이에요
저랑 엄마는 곰탕을, 짝꿍이랑 아빠는 수육곰탕을 시키는 게 늘 정해진 순서라 주문은 금방 끝나요

곰탕은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데
소고기 살 부위로 우려낸 국물이 흔히 떠올리는 뽀얀 곰탕과 달리 맑답니다
첫 숟갈을 뜨면 잡내 없이 진한 고기 향이 먼저 올라와요
겉보기엔 맑아도 맛은 꽤 깊어서
국물만 몇 번을 떠먹게 되지요

간은 살짝 간간한데 기름진 느낌이 없어서
끝까지 깔끔하게 넘어가요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고기와 국물
밥이 차분하게 어우러지는 쪽이라
센 맛을 좋아한다면 조금 밋밋한 편이에요

고기는 두툼하게 썰려서 넉넉히 들어 있어요
씹으면 부드럽게 풀리고 누린내도 없어서
국물이랑 같이 떠먹기 좋아요
고기만 건져 먹어도 든든해서
한 그릇이면 배가 꽉 차요

곰탕은 밥이 국물에 토렴되어 나와요
뜨거운 국물을 머금은 밥알이라
밥만 떠먹어도 국물 맛이 고스란히 나거든요
평소엔 국물에 밥을 잘 말지 않고
건더기 위주로 먹는 편인데
여기선 말아져 나온 밥까지 남김없이 먹게 돼요

파 향이 넉넉하게 올라오는데도
고기 맛이 묻히지 않을 만큼 국물이 진하답니다
그래서 마지막 숟갈까지 맛이 깊어

짝꿍이 수육곰탕만 고집하는 건 고기 때문이에요
소머리랑 아롱사태 같은 수육이 들어가서
곰탕보다 씹는 맛이 한층 쫄깃하거든요
고기를 좋아한다면 수육곰탕을 추천드려요
다만 수육이 다 떨어지는 날엔 곰탕으로 바꿔 시켜야 하니
그 점만 알아 두면 좋아요

묵은지 김치와 수육
반찬은 김치와 깍두기 두 가지만 단출하게 나와요
둘 다 전라도식이고
그중 깍두기는 곰탕이랑 잘 어울리는 이 집의 별미랍니다

김치는 묵은지 향이 진하게 배어 있어요
기름기 도는 수육이랑 같이 먹으면
묵은 맛이 고기와 잘 어울리는데
신맛이 꽤 강해서
새콤한 김치를 즐기지 않는 입에는 조금 아쉬운 편이에요

넷이 가는 날엔 수육도 하나 시켜요
300g은 3.5만원
450g은 5만원이라
인원에 맞춰 고르면 좋아요
기름기가 반지르르 도는 쫀득한 수육이라
소주를 곁들이는 테이블이 많은 것도 이해가 되지요

다 먹고 나오면 가게 앞 금성관 쪽으로 천천히 걸어 보세요
배가 든든해서 한 바퀴 돌기에 딱 좋아요
아빠는 그 길에서도 다음엔 아침 일찍 오자고 하시는데
고개는 끄덕이면서도 아마 저희는 또 점심 줄에 서 있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