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 장안로에는 1층이 떡집이고
2층이 떡카페 모시울인 건물이 하나 있어요
짝꿍이랑 둘이 와서
인절미 크로플을 먹어 본 뒤로 문득문득 생각나는 집인데
이번엔 짝꿍 없이 아이들만 데리고 계단을 올라요
아이들이랑만 카페에 오는 건 이 집이 처음이라
문 앞에서부터 살짝 설레는 마음이랍니다

떡집 위 2층
1층은 햇살아이라는 떡집인데
HACCP 인증을 받은 떡 공장이라
카페의 떡 디저트도 매일 만든 떡으로 나와요
아래층에서 만든 떡을 위층에서 먹는 집이라 그런지
떡만큼은 처음부터 믿음이 가는 편이에요

차는 건물 뒤편 공터나 길가에 세우면 되는데
몇 대 정도 들어가는 자리라 넉넉하진 않아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2층까지 계단으로 가야 하는데
올라가는 길에 메뉴 안내가 있어서
아이들이랑 뭘 먹을지 미리 골라 보게 되거든요
계단 끝에는 생각보다 커다란 문이 나와요

넓은 매장과 어항
문을 열고 들어서면
떡카페라는 말에서 떠올린 것보다 매장이 꽤 넓어요
우드톤 인테리어에 동양적인 느낌과 모던한 느낌이 함께 있어서
깔끔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예요
테이블이 큼직해서
노트북 펼쳐 두기 좋은 자리도 있지만
아이들이랑 오면
아무래도 좌식 자리나 안쪽 자리부터 눈이 가지요

안쪽 자리엔 어항이 있어서
아이들이 물고기를 한참 들여다봐요
아이들이랑 오신다면
안쪽부터 살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분위기는 떠들썩하지도 않고
숨죽여야 할 만큼 고요하지도 않아서
아이들이랑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기 알맞아요
다만 손님이 몰리는 때엔
자리가 가깝게 붙은 쪽이 좀 웅성거려서
그건 살짝 아쉬워요

아이들이랑 다니면 화장실부터 신경 쓰이잖아요
여기는 매장 안에 남녀 화장실이 따로 있고
깔끔하게 관리돼 있어서 그 걱정은 내려놔도 돼요
겨울이 되면 코타츠를 깔아 두는 자리가 있는데
날이 더 쌀쌀해지면 그 자리를 노려 보려고요
다시 고른 인절미 크로플
자리를 잡고 메뉴판 앞에 서면 디저트 가짓수가 많아서
한참을 고민하게 돼요
인절미소금빵이랑 흑임자소금빵 같은 소금빵 종류에 흑임자오레오 설기
초코설기, 흑임자 바스크 치즈케이크
오색가래떡까지 있거든요
그중 인절미소금빵은 겉이 빠삭하고
속에 쫀득한 떡이 들어 있어서
볼 때마다 마음이 흔들리는 메뉴예요

궁금하던 메뉴 하나는 품절이라 아쉬운 마음을 접고
결국 짝꿍이랑 왔을 때도
먹은 인절미 크로플로 정해요
떡을 좋아하는 아이들 몫으로 단호박 인절미
제 몫으로 흑구름 플랫까지 주문하고 나서
진동벨을 받아 들고 자리에서 기다리면 된답니다

인절미 크로플은 7,500원인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해요
반으로 나누는 순간 안쪽 인절미가 치즈처럼 길게 늘어나서
아이들 눈이 먼저 동그래지죠
바삭함 사이로 쫀득한 떡이 함께 씹히니까
먹는 내내 식감이 재밌어요
콩고물 고소함이 끝까지 남아서
커피 한 모금씩 곁들이기에도 잘 맞고
같이 나오는 아이스크림에 콕 찍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이 난답니다


단호박 인절미는 쫀득하면서도 말랑해서
아이들이 오물오물 잘 먹어요
조금 남은 건 포장되냐고 여쭤보면 예쁘게 담아 주시고
사장님도 친절하셔서
아이들이랑 와도 눈치 볼 일이 없는 편이에요

흑구름 플랫
제 몫으로 고른 흑구름 플랫은 플랫화이트 위를 흑임자크림으로 덮은 이 집만의 커피예요
크림이 묵직하고 진해서
첫 모금부터 흑임자 고소함이 훅 들어오는데
많이 달지 않아서 크로플이랑 같이 먹기 좋아요
마시는 방법 안내가 따로 있으니
한번 읽어 보고 마셔 보세요

커피 자체는 산미가 적은 편이라
떡 디저트랑 잘 어울리는데
날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달라서 그건 좀 아쉬워요
단맛이 조금 더 있는 쪽이 좋다면
많이들 찾는 흑임자크림라떼를 추천드려요

진한 흑임자 위에 부드러운 크림이 올라가 있어서
달달하게 넘어가요
콩가루 크림을 얹은 인절미 크림라떼도 있고
커피를 안 마시는 분이라면
단호박식혜나 쌍화탕도 고를 수 있답니다

흑백 사진 한 장
다 먹고 나서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건 매장 한쪽에 있는 사진 기계예요
사진을 찍으면 영수증 종이에 흑백으로 뽑아 주는데
따로 돈 내지 않고 쓸 수 있어서
아이들이랑 나란히 서서 한 장 남겨요
종이가 뽑혀 나오는 걸 아이들이 한참 신기해하는데
그 사진 한 장이 짝꿍한테 자랑할 기념품이 되더라고요

카페에서 인절미나 절편 같은 떡도 따로 팔아서
나가는 길에 집에 가져갈 떡을 챙기기 좋아요
영업은 오전 11시부터이고
평일이랑 일요일은 저녁 8시
토요일은 9시에 문을 닫아서
늦은 저녁보다는 낮 시간에 들르시는 게 좋아요

다음엔 짝꿍까지 다 같이 와서 오색가래떡을 시켜 보려고요
다 구워진 가래떡이 인절미
콩가루, 꿀이랑 함께 나오고
화로 위에서 계속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서
날이 쌀쌀해질수록 더 생각날 것 같아요
부모님 모시고 오기에도, 데이트 삼아 둘이 오기에도 좋은 집이랍니다

요즘처럼 선선한 날엔 조천연꽃공원을 한 바퀴 걷고 와서
인절미 크림라떼 한 잔으로 쉬어 가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