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화분을 몇 개 키우다 보니
카페에 가도 커피보다 식물이 먼저 눈에 들어와요
잎 색은 괜찮은지, 흙은 촉촉한지 괜히 들여다보게 되거든요
세종 금남면의 라무즈는 밥 먹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한번 들러 보고는
그 뒤로 초록이 보고 싶은 날마다 생각나는 곳이에요
저한테는 숨겨 둔 아지트 같은 카페랍니다

입구의 작은 정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입구로 걸어가면
작은 정원이 먼저 반겨 주는데
잔디밭 위에 양 가족 인형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요

옛 정취가 느껴지는 항아리 화분이랑
집 모양 소품도 곳곳에 놓여 있어서
걸음을 자꾸 멈추게 돼요
잔디 하나 고르게 가꾸는 것도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입구에서부터 사장님 정성이 보인답니다


바깥에는 마당과 테라스 자리도 있어요
푸릇푸릇하면서도 어딘가 예스럽고 빈티지한 느낌이 섞여 있어서
처음 보면 살짝 이국적인 분위기도 나요
요즘처럼 바람이 선선할 땐 바깥 자리에서 정원을 내다보는 것도 좋으니
한번 앉아 보세요

벽돌과 초록 식물
안으로 들어서면
붉은 벽돌 벽에 따뜻한 원목 인테리어가 어우러지고
그 사이사이를 초록 식물이 채우고 있어요
벽과 천장엔 고목을 매달아 행잉 식물을 걸어 놓아서
고개를 들면 한참 올려다보게 돼요
나뭇가지를 살린 조명이나 구석구석 놓인 소품도 볼거리라
자리 잡기 전에 한 바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한 편이에요


식물을 키워 보면
실내에서 이렇게 예쁘게 자라게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잖아요
그런데 여기 식물들은 생기가 돌고
배치도 과하지 않고 자연스러워서
답답한 느낌이 없어요
창가로 햇살이 들어오면
초록이 한층 싱그러워 보여서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쉬어 가는 기분이 든답니다

공간이 생각보다 넓고 테이블도 많은데
자리 사이 간격까지 넉넉해서
옆자리 신경 쓸 일이 적어요
흐르는 음악도 분위기랑 잘 어울려서
카페라기보다 숲 한가운데서
한숨 돌리고 가는 느낌이에요
다만 조명이 밝다기보다는 은은해서
책을 오래 읽으려는 날엔 살짝 어둑한 편이에요

바닐라 아인슈페너
이 집에 오면 시그니처인 아인슈페너부터 시켜요
아이스로 7천원이고
수제 바닐라 크림 위에 시나몬 가루가 뿌려져 나와요
한 모금 마시면 바닐라 향이 진하게 들어오는데
느끼한 맛이 없어서 끝까지 깔끔하답니다
바닐라를 좋아한다면
바닐라빈라떼도 한번 마셔 보세요
부드러운 우유와 진한 커피가 층을 이뤄 담겨 나와서 보기에도 예쁘고
달콤한 맛 뒤로 고소함이 따라와요
바닐라시럽도 직접 만들어 쓰다 보니
바닐라 빈이 군데군데 보여요
커피 향은 좋은 편인데
아메리카노는 생각보다 싱거워서 좀 아쉬워요
그래서 커피는 아인슈페너나 라떼 쪽으로 고르시는 걸 추천드려요


젤라또 크로플
디저트 중에선 요즘 보기 드문 크로플이 인기예요
그중 젤라또 크로플은 10,900원인데
젤라또가 어찌나 꾸덕한지 어디 걸 쓰시는지 여쭤보고 싶어질 정도랍니다
크로플 위에 브라운 치즈를 솔솔 올려 주는데
이게 또 맛있어서
크로플을 고른다면 이걸로 시켜 보세요
기본 맛이 궁금하다면 오리지널 크로플도 좋아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데
얇은 층이 겹겹이 살아 있어서
포크를 대는 순간부터 그 식감이 전해져요
가염버터에 바닐라빈 수제 크림
딸기와 키위까지 곁들여 나오고
9,900원이랍니다
크로플 말고도 메뉴가 꽤 다양해서
커피를 안 마시는 분들도 고를 게 많아요
발로나 초콜릿을 쓴 리얼초코라떼는 흔한 초코맛과 달리 진하고
고급스럽고
인절미젤라또스무디는 아이스크림 위에 인절미 고물과 쫀득한 떡이 올라가 나와서 보기에도 즐거워요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는 요즘엔 적당히 달콤한 호박스프나 뱅쇼처럼 따뜻한 메뉴도 먹고 싶어지죠
단호박브런치나 카프레제샌드위치 같은 브런치도 있어서 가볍게 한 끼 하기에도 괜찮은 편이에요

금남면엔 분위기 좋은 카페가 유독 많은 편인데
그중에서도 초록 사이에서 쉬고 싶은 날엔 이 집이 먼저 떠올라요
다음엔 브런치까지 곁들여서
바깥 바람 쐬며 테라스에 느긋하게 앉아 있다 오려고 해요

